장애의 개념 변화와 의학적·사회적 모델 비교: 장애인복지 실천의 새로운 패러다임

안녕하세요! 사회복지전문가로 다양한 복지 정보와 실천 지식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오늘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이나 장애인복지 현장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장애인복지론] 주요 과제 중 하나를 함께 작성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번 과제에서는 장애의 개념이 의학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고, 두 논리 모델의 장단점 비교부터 실제 장애인복지 실천 현장에 미친 영향과 구체적인 사례까지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제출용 과제나 사회복지 현장 리포트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과제 정보

  • 과제문제: 제1주차 2교시에 학습한 것과 같이 장애의 개념은 의학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변화되었습니다. 이 2가지 논리 모델의 장・단점을 비교・설명하고, 사회적 모델로의 변화가 장애인복지 실천에 있어 어떤 의의를 갖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논하시오.
  • 과제제목: 장애인복지 실천에 있어서 장애의 개념 변화가 갖는 의의 고찰

목차

  1. 서론
    • 들어가면서: 장애 개념의 역사적 흐름과 WHO 분류체계의 변화
    • 장애인복지의 가치와 기본 이념
  2. 본론
    • 장애의 3가지 차원과 개념적 외연의 확장
    • 의학적 모델(개별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구조적 모델)의 핵심 패러다임 분석
    • 의학적 모델 vs 사회적 모델의 다각적 비교 및 장단점 분석
    • 주요 선진국 및 한국의 장애 개념 모델 적용과 법제화 역사
  3. 결론
    • 사회적 모델로의 변화가 장애인복지 실천에 미친 의의
    • 주요 실천 모델 (강점 관점, 역량강화, 자립생활모델 등)
    • 구체적 사례 및 향후 장애인복지의 발전 방향
  4. 참고문헌

Ⅰ. 서론

1. 들어가면서

“장애(Disability)”라는 개념 정의는 시대, 국가, 그리고 학자별로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과거의 장애는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나 의학적 손상에 국한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현대 사회로 오면서 장애는 단순한 신체적 결함이 아닌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거시적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장애 개념의 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분류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WHO는 1980년 ICIDH(국제장애분류 제1판)를 발표하면서 장애를 기능장애(Impairment), 능력장애(Disability), 사회적 불리(Handicap)의 3가지 영역으로 구별했습니다. 정책적 대안으로는 예방, 재활, 기회균등화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ICIDH-1은 질병과 기능장애, 능력장애, 사회적 불리 간의 경계가 모호하고, 부상이나 질병 이외에 환경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녔습니다. 이에 WHO는 1997년 ICIDH-2를 거쳐, 2001년 ICF(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ICF는 장애를 고정된 상실이 아닌 ‘기능(Functioning)’과 ‘상황적 요인(환경적·개인적 요인)’의 상호작용 결과로 정의함으로써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언어로 전환했습니다.

이러한 WHO의 분류체계 발전 과정은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개인 내면의 결함을 수술하거나 치료하려는 ‘의학적(개별적) 모델’에서, 장애를 유발하는 사회적 환경과 장벽에 주목하는 ‘사회적 모델’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2. 장애인복지의 가치와 의의

장애인복지는 신체적·정신적 손상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통합을 도모하는 사회복지의 전문 분야입니다. 현대 사회복지는 개인의 복지를 목적으로 하는 직접적인 사회정책적 개입을 포함하며, 장애인복지 역시 이러한 기본 이념을 바탕으로 작동합니다.

특히 장애는 생애주기적(Life-cycle) 특성을 지닙니다. 선천적·후천적 장애 모두 아동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에 걸쳐 생애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장애인복지는 사회복지 전체 영역을 망라하는 다각적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각 생애주기별 욕구(교육, 취업, 자립생활, 노후돌봄 등)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국제적 선언들과 미주장애인법(ADA) 및 UN장애인권리협약(UN CRPD) 등에서 강조하는 장애인복지의 핵심 가치는 두 가지 축으로 정리됩니다.

  1. 개인주의적 복지 이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존중, 생명 존중, 기본적 생존권 보장
  2. 집합주의적 복지 이념: 사회적 장벽으로 인해 배제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한 사회에서 공존하고 통합될 수 있는 환경 조성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적 가치로는 인권 보장, 사회통합, 평등의식 정립이 있으며, 수단적 가치로는 사회 제반 환경(물리적·제도적·태도적 환경)에 대한 완전한 접근성(Accessibility) 확보가 꼽힙니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 제2조는 장애인을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 정의합니다. 반면, 1975년 UN 장애인 권리선언이나 한국사회복지실천학회의 정의는 신체·정신의 의학적 결손을 뜻하는 ‘협의의 장애’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곤란과 불이익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장애’로 구분합니다. 이러한 정의의 확장은 장애인복지의 실천 현장이 의학적 치료 중심에서 사회적 장벽 철폐 및 권리 옹호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입증합니다.

Ⅱ. 본론

1. 장애의 3가지 차원과 개념적 외연의 확장

장애 현상을 학술적이고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애가 지닌 다층적인 구조를 분석해야 합니다. 장애는 단순히 한 개인의 신체 상태에 그치지 않으며, 크게 신체적 차원(손상), 기능적 차원(능력 제약), 사회적 차원(사회적 불리)이라는 세 가지 연쇄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차원으로 구별됩니다.

  1. 신체적 차원: 손상 (Impairment)
    • 개념: 해부학적, 생리적, 심리적 구조나 기능에서의 상실 또는 비정상성을 의미합니다.
    • 특징: 타인이 외형적으로 쉽게 인지하거나 의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생물학적 영역입니다. 뇌병변으로 인한 마비,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시력 상실, 사고로 인한 지체 결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2. 기능적 차원: 능력 제약 (Disability)
    • 개념: 손상으로 인해 개인에게 기대되는 일상적인 과업이나 활동을 정상적인 방법과 범위 내에서 수행하지 못하거나 제약을 받는 상태를 뜻합니다.
    • 특징: 일상생활동작(ADL: 식사, 목욕, 옷 입기, 이동 등)의 제약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집안일, 대인관계 형성 등 사회적 활동 능력의 한계를 포함합니다. 손상 자체가 능력 제약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정도는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보조기기나 훈련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3. 사회적 차원: 사회적 불리 (Handicap)
    • 개념: 손상이나 능력 제약이 있는 개인이 연령, 성별, 사회적·문화적 요인에 걸맞은 정상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경험하는 불이익과 한계를 의미합니다.
    • 특징: 교육 기회의 제한, 취업 차별, 대중교통 이용의 제약, 정치 및 문화 활동 참여 배제 등 사회적 차원에서의 구조적 차별을 뜻합니다. 손상이 동일하더라도 그 사회가 휠체어 경사로나 앰프 시스템, 수어 통역 등 환경적 편의를 얼마나 제공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불리의 크기는 달라집니다.

이 세 가지 차원의 구분은 장애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신체 내부의 문제에서 점차 외부 환경과 사회적 관계의 문제로 확장되어 왔음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2. 의학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핵심 패러다임 분석

장애에 관한 이론적 논의는 크게 의학적 모델(개별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구조적 모델)이라는 두 가지 핵심 패러다임의 대립과 진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의학적 모델 (Medical Model) / 개별적 모델 (Individual Model)

의학적 모델은 19세기 및 20세기 초반 임상의학과 재활의학의 발달을 바탕으로 확립된 고전적 관점입니다. 이 모델에서는 장애라는 현상을 개인 내부의 생물학적 병리, 즉 신체적·정신적 ‘결함’이나 ‘질병’의 결과로 간주합니다.

  • 핵심 논리: 장애 문제의 근본 원인은 개인의 손상(Impairment)에 있으며, 문제 해결의 주된 주체는 의사, 치료사, 재활 전문가입니다.
  • 복지 개입 방식: 개인을 치료, 순화, 재활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의료적 수술, 약물 치료, 물리치료, 개별적 행동 교정 등을 통해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기준(정상)’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만약 치료나 재활이 불가능하다면, 대규모 시설에 수용하여 안전하게 보호하고 구호(Charity)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합니다.
  • 한계점: 장애인을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적 배제의 피해자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환자’나 동정의 대상인 ‘무능력한 존재’로 수동화시킨다는 결정적인 한계를 지닙니다.

(2) 사회적 모델 (Social Model) / 구조적 모델 (Structural Model)

사회적 모델은 197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한 장애 당사자 운동(UPIAS: 신체손상반대장애인연합)과 미국 자립생활운동(IL)의 영향으로 대두된 거시적·인권적 관점입니다. 사회적 모델은 손상(Impairment)과 장애(Disability)를 엄격히 분리하여 재정의합니다.

  • 핵심 논리: ‘손상’은 신체적·생물학적 개인의 특성일 뿐이며, 진정한 의미의 ‘장애’는 그러한 손상을 가진 사람들을 배제하고 물리적·제도적·태도적 장벽을 쌓아 올린 차별적인 사회 구조에 의해 발생합니다. (예: 휠체어 이용자가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다리가 마비되어서가 아니라, 계단만 설치하고 경사로나 엘리베이터를 만들지 않은 건물의 배제적 구조 때문입니다.)
  • 복지 개입 방식: 개입의 대상은 장애인 개인이 아닌 사회 전반의 장벽과 불평등한 구조입니다. 편의시설 확충, 차별금지법 제정, 권익 옹호, 사회적 인식 개선, 이동권 보장 등을 통해 장애인이 권리의 주체로서 지역사회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 의학적 모델 vs 사회적 모델의 다각적 비교 및 장단점 분석

두 논리 모델은 장애의 개념, 문제의 소재, 목표, 개입 방법 등 모든 영역에서 상이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합적으로 비교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표 1] 의학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다각적 상세 비교

비교 항목의학적 모델 (개별적·임상적 모델)사회적 모델 (구조적·인권적 모델)
장애의 정의개인의 신체적·정신적 손상으로 인한 개인적 비극장애인을 배제하고 압박하는 사회적 장벽의 결과물
문제의 소재장애인 개인의 신체 내부 (손상, 질병, 결함)사회적 환경 (건축적 장벽, 차별적 법, 사회적 편견)
문제 해결책개별적 치료, 기능 회복, 임상 재활, 수용 보호장벽 철폐, 차별 금지, 권리 보장, 무장애 환경 조성
개입의 주체의사, 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중심장애 당사자, 권리 옹호 단체, 사회 전체
클라이언트의 역할치료와 처방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환자’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소비자 및 시민’
주요 복지 가치보호, 시혜, 재활, 사회 적응인권, 자립생활, 완전한 사회통합, 평등권

[표 2] 두 모델의 장점과 단점 비교 분석

구분의학적 모델사회적 모델
장점1) 정확한 의학적 진단 제공: 개별 손상에 대한 세밀한 의학적 진단과 수술, 약물 치료를 통해 신체적 고통을 경감시킴.
2) 초기 복지 제도의 기틀 마련: 복지 대 대상자를 판정하고, 의료재활 및 직업재활 정책을 체계화하는 근거를 제공함.
1) 패러다임의 인권적 전환: 장애 문제를 인권과 차별의 문제로 재정의하여 사회적 책임성을 강력히 규명함.
2) 주체성 회복: 당사자의 자기결정권과 자립생활을 강조하여 당사자 중심 복지 실천을 이끎.
단점1) 환경적 요인 과소평가: 사회적 장벽이나 차별 구조를 간과하고 문제를 온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림.
2) 낙인과 낙오감 유발: 장애인을 낙인찍고 전문가 의존성을 심화시켜 당사자의 자율성을 억압함.
1) 신체적 질병·통증의 소홀: 손상 자체에서 오는 개별적 통증이나 질병, 케어의 필요성을 소홀히 다룰 위험이 있음.
2) 실천 지침의 구체성 부족: 정책적·거시적 담론에 치중하여 구체적인 현장 서비스 제공 방식의 세부적 지침이 미흡할 수 있음.

4. 각국의 장애 개념 모델 적용 및 제도화 사례

세계 각국은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의학적 모델 중심의 구호 정책에서 시작하여, 점차 사회적 모델을 반영한 인권 중심의 법 제도로 이행해 왔습니다.

[장애 개념 및 복지 모델의 역사적 발전 단계]

1단계: 의학적·시혜적 모델 (1950~1960년대)
  └ 의료 재활, 수용 시설 중심, 국가 구호 및 보호

2단계: 자립 및 환경 개선 모델 (1970~1980년대)
  └ 자립생활(IL) 운동 대두, ICIDH-1 발표, 지역사회 재활(CBR)

3단계: 사회적·권리 중심 모델 (1990~2000년대 이후)
  └ ADA 제정, ICF 확정, UN장애인권리협약(UN CRPD) 채택, 차별금지법 제정

(1) 의학적(개별적) 모델 중심의 법제화 사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선진국들은 전쟁 부상자와 퇴역 상이군인의 치료 및 생계 지원을 위해 의학적·개별적 모델에 기초한 법률 제정을 주도했습니다.

  • 영국, 독일, 프랑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상이군경의 의료재활과 직업재활을 목적으로 「신체장애인고용법」, 「중증장애인법」, 「할당고용법」 등을 제정하였습니다. 이 당시의 법제는 장애인의 노동 능력을 의학적으로 평가하고, 일정 비율을 할당 고용하도록 규정한 국가 시혜적 성격이 강했습니다.
  • 미국: 초기의 「재활법(Rehabilitation Act)」이나 「발달장애인서비스법」 역시 의료 전문가가 장애를 진단하고 재활 훈련을 수립하여 노동 시장에 적응시키는 데 집중되었습니다.
  • 한국: 1951년 전쟁 상이군경을 위한 버스 무임승차권 발급 및 직업보도조합 설치 등 초기 장애인 정책은 구호와 보호, 의료적 처치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1981년 제정된 「심신장애자복지법」 역시 장애인을 구호의 대상으로 보았던 대표적 의학적 모델 기반의 법제였습니다.

(2) 사회적 모델 중심의 법제화 사례

1970년대 스웨덴의 수용시설 폐지 운동과 미국의 자립생활운동(IL Movement)을 기점으로, 사회적 모델 제도가 급격히 확산되었습니다.

  • 미국 (ADA, 1990년): 「장애를 가진 미국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은 세계 최초로 장애를 ‘인권과 차별’의 문제로 명시한 획기적인 법률입니다. 고용, 공공기관 이용, 대중교통, 통신 등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합리적 편의(Reasonable Accommodation) 제공을 의무화하고 장벽 철폐를 법제화했습니다.
  • 스웨덴: 1970년대부터 대규모 시설 수용을 원천 금지하고, 장애인이 거주지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지원과 개인보조원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장애인 옴부즈맨 제도를 설치하여 사회 전반의 차별적 요소를 지속해서 감시·개선했습니다.
  • 영국 및 호주: 영국은 1995년 「장애차별금지법(Disability Discrimination Act)」, 호주는 1992년 「장애차별법(Disability Discrimination Act)」을 각각 제정하여 사회 전 분야에서의 사회적 장벽 철폐를 의무화했습니다.
  • 한국: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을 제정하여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를 차별로 규정하였습니다. 또한 2011년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여 전문가 중심의 케어에서 탈피해 장애인 당사자가 활동지원사를 바우처로 직접 고용하고 관리하는 자립생활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나아가 기존의 의학적 진단에만 의존하던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당사자의 서비스 욕구와 환경을 종합적으로 산정하는 종합조사체계를 도입하여 사회적 모델의 정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Ⅲ. 결론

1. 사회적 모델로의 변화가 장애인복지 실천에 미친 의의

장애 개념이 의학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전환된 것은 장애인복지 현장의 실천 패러다임을 뿌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변화가 갖는 핵심 의의는 장애 당사자의 ‘자기결정권(Self-Determination)’과 ‘선택권’의 확립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문가가 장애인의 삶을 결정하고 관리 대상으로 보았으나, 사회적 모델에서는 장애인을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주체적 ‘소비자’이자 ‘권리 주체’로 인식합니다. 국가와 사회는 장애인 개인을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살아갈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책무를 지게 됩니다.

2. 장애인복지 실천 현장의 주요 모델

사회적 모델의 정착은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접근법을 탄생시켰습니다.

  1. 강점 관점 (Strength Perspective): 클라이언트의 결함이나 장애에 집중하지 않고, 그들이 가진 잠재력, 능력, 자원에 초점을 맞춥니다.
  2. 역량강화 접근 (Empowerment Approach): 장애인이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고, 권리를 주장하며 사회적·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3. 사례관리 (Case Management): 지역사회 내 다각적 자원을 연계하여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복지 서비스를 조정 및 대변합니다.
  4. 자립생활모델 (Independent Living Model): 전문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당사자 중심의 동료상담, 권익옹호, 활동지원서비스를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지원합니다.

3. 구체적 실천 사례 및 발전 방향

[실천 사례: 시설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 및 지역사회 자립지원]

과거 의학적 모델하에서는 중증장애인을 대규모 수용시설에 보호하는 것이 최선의 복지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모델 도입 이후 “탈시설-지역사회 통합(Deinstitutionalization)”이 핵심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국내외 장애인복지관 및 자립생활센터(IL센터)에서는 시설을 퇴소한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 주거지원주택 연계, 이동권 보장(저상버스 및 장애인콜택시 확충), 맞춤형 자립생활 훈련을 종합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을 사회와 격리하는 대신,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참여하도록 돕는 대표적인 사회적 모델 실천 사례입니다.

[향후 발전 방향]

한국의 장애인복지는 양적으로 성장해 왔으나, 여전히 예산과 인프라 한계로 인해 중증 및 저소득층 중심의 선별적 복지 경향이 남아있습니다. 향후 사회적 모델의 취지를 완벽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됩니다.

  • 보편적 복지로의 확대: 소득과 장애 정도에 따른 제한을 점진적으로 완화하여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복지 서비스 제공
  • 환경적·제도적 장벽 완전 철폐: 무장애 건축(Barrier-Free), 디지털 정보 접근성 보장, 이동권 확보
  • 서비스의 질적 제고: 단순 돌봄을 넘어 장애 당사자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및 자립기반 확충

장애의 사회적 모델로의 변화는 단순한 이론의 변경이 아니라,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에서 사회를 함께 구성하는 ‘평등한 시민’으로 재정의하는 인권적 대전환입니다.

Ⅳ. 참고문헌

  • 김용득 (2002). 장애개념의 변화와 사회복지실천 현장 함의. 한국사회복지학, 51, 157-182.
  • 이채식 외 (2015). 장애인복지론. 서울: 창지사.
  • 윤상용. 장애의 개념과 모델 강의자료.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KOCW 공개강의).
  •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https://www.mohw.go.kr)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 (https://www.kead.or.kr)
  • 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UN CRPD).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01).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ICF). Geneva: WHO.

내가 직접 경험해보며 깨달은 의학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차이

사실 처음에 대학이나 과제로 ‘장애인복지론’을 공부할 때는 이론 내용이 너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어요. 의학적 모델이니 사회적 모델이니 하는 단어들도 솔직히 입에 잘 안 붙었고, WHO의 ICF 분류 같은 거는 그냥 시험용으로 외워야 하는 지루한 이론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 삶 주변에서 장애를 가진 분들을 만나고, 봉사활동을 해보면서 이 이론들이 무슨 뜻인지 정말 뼈저리게 느끼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동네에 있는 복지관으로 봉사활동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시는 지체장애인 삼촌 한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삼촌은 머리도 정말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셔서 저한테 공부나 인생 상담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데 하루는 복지관 근처에 있는 큰 서점에 같이 책을 사러 가기로 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서점까지는 걸어서 10분도 안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어요.

그런데 막상 길을 나서니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혼자 걸어 다니 때는 전혀 몰랐던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인도 중간중간에 턱이 너무 높아서 휠체어가 넘어질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고, 겨우 서점 입구까지 갔는데 서점 문 앞에 계단만 세 개가 덜컥 있더라고요. 경사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 삼촌은 서점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제가 책을 대신 사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때 삼촌이 저한테 씁쓸하게 웃으시면서 “내가 다리가 아파서 책도 마음대로 못 사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고 당시의 저는 ‘아, 삼촌 다리가 불편하셔서 진짜 힘들겠다. 빨리 다리가 나으시거나 치료를 잘 받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나중에 배운 ‘의학적 모델’ 방식의 생각이었던 거죠. 장애의 원인을 오직 그 사람의 불편한 몸이나 질병 탓으로만 돌리고, 치료나 재활만 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여겼던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촌이 서점에 들어가서 책을 읽지 못한 진짜 이유가 정말 삼촌의 다리 때문이었을까요? 만약 그 서점 입구에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거나, 엘리베이터가 있었다면 삼촌은 아무 문제 없이 들어가서 원하는 책을 마음껏 고를 수 있었을 겁니다. 삼촌의 다리가 문제가 아니라, 휠체어를 탄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계단만 만들어 놓은 ‘건물과 사회 환경’이 삼촌을 장애인으로 만들었던 거였습니다.

이걸 깨닫고 나니까 수업 시간에 배운 ‘사회적 모델’이 무엇인지 단번에 이해가 갔습니다.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결함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장벽을 세워둔 사회의 구조와 편견 때문에 발생한다는 말이 가슴에 팍 와닿았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이동하기 힘든 건 다리가 마비되어서가 아니라, 계단만 만들고 저상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제가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길거리를 다니면서 계단이나 높은 턱을 봐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는 “아, 여기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오면 아예 들어오지 못하겠구나”, “왜 신호등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버튼이 고장 가 있을까?” 같은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또 한 번은 동네 버스 정류장에서 저상버스를 탈 때의 일입니다. 휠체어를 타신 분이 버스를 타려고 하니까 리프트가 내려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그때 뒤에 서 있던 몇몇 사람들이 “아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바빠 죽겠는데” 하면서 쯧쯧 혀를 차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순간 너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습니다. 물리적인 계단이나 턱을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을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번거로운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적 장벽’이 진짜 무서운 장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거치면서 저는 장애인복지가 단순히 불쌍한 사람을 불쌍하게 여겨서 돈을 주거나 치료해 주는 ‘시혜적인 복지’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모델이 말하는 것처럼,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상점에 가고, 버스를 타고,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의 환경과 법,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권리 중심의 복지’로 나가야 합니다.

복지관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던 그 삼촌은 저에게 이론책 수십 권보다 더 값진 배움을 주셨습니다. 장애인복지론 과제를 준비하면서 단순히 인터넷에 있는 지식을 복사해서 붙여넣는 게 아니라, 내가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깨달았던 그 순간들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정말 뜻깊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신체적 손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당신이 몸이 불편하니 참으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이 활동하기 편하도록 우리 사회의 장벽을 모두 없애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사회복지를 계속 공부하면서 그런 따뜻하고 장벽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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